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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 촉구 전국 16개 지역 동시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요약내용
작성자 부천여성의전화 작성일 2018-02-02

2월 1일 아침 11시 법원 대검찰청 앞으로
부천여성의전화 회원들과 함께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 촉구 전국 16개 지역 동시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전날에는 급하게 카톡 등으로 회원들에게 참여 독려를 하였습니다.

 

아침에 서울로 가는 길에서 전체 회원들에게 문자 공지를 하지 않았을까, 그제야 후회를 했습니다. 지난 1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부천여성의전화 사무국장 일을 맡아 동분서주하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했는데, 막상 다 함께 몰려가 따지고 외쳐야 할 때에 회들에게 전체 문자 하나도 보내지 않았다니 실수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더 크게 목청껏 외치고 왔습니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라!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성역없이 수사하라!
 

검찰은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검찰 내 성폭력 사건 규탄>이 화두가 된 1월 31일 이 와중에, C에게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C는 우리 회 회원은 아닙니다.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성폭력으로 고통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여성단체들이 다 들고일어나고 기자회견을 한 것이 아닌데, 왜 검사 사건에 민감하냐고, 더 열악한 상황에서 고통을 받았던 여성들이 있었지 않느냐,

 

 

내일 함께 가지 않겠다는 말을 요상하게 돌려하시네, 당장 욱 하는 마음과 함께 머리꼭지가 핑그르르 돌았습니다. 목에 핏대가 서는데, 왜, 어찌 그러한 것인지 설명하고자 했지만, 먼저 화부터 올라오는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왜 나는 잘 설명하지 못하고 화만 치밀어 오를까⋯⋯.

 

 

기자회견을 통해 규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 처벌과 성폭력 근절뿐 아니라
폭력 사건을 겪은 검사가 그 사건과 그 이후 8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당했을
냉대와 수모, 패배감과 부정의에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는 공감뿐 아니라
공권력을 가진 자들 안에서 만연한 성폭력이 방송으로 확인되었고
이것은 공권력 자체가 가해자의 위치에서 권력을 남용하기 때문이지요.
그것도 적폐청산을 내걸고 있는 이 정부에서 어떻게 이것을
젠더의 문제로 접근하는가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 소식은 들었지만, 몸이 너무 좋지 않아, 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J 회원님은 <수많은 미투에도 우리는 침묵했다> 조간 신문 기사를 보고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J 회원님의 말씀으로,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불의와 폭력을 전복시키는 가장 밑바닥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지르는 것만으로도 피의자를 위축시키고 저지할 수 있다, ‘지금 당신 무엇을 하느냐’ 외치는 것만으로 눈앞에 벌어지는 성폭력 상황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하는 권김현영의 말처럼, J 회원님과 우리 회원들은 으르렁 거리고 이 사건을 들은 목격자로서 이 사건에 개입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많은 여성들이 겪은 성폭력 문제에 함께 해 왔고, 앞서 싸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노동자이든, 학생이든, 청소년이든, 그 누구이든 성폭력의 피해가 일어나면 한국여성의전화는 그 편이 되어 주고, 함께 싸운 단체입니다.

 

 

C에게 당신이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그냥 말해줬어야 했습니다. 핏대를 올릴 필요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16개 도시 동시 다발 기자회견의 일면은 ‘검찰’의 문제에서 비롯합니다. 한 여성노동자가 억울하고 부당하게 당한 폭력 사건이며 동시에 ‘검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C가 저를 화나게 한 것은 이 사건을 단순화시키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는 곳입니다. 검찰은 형사 소송을 하는, 법률을 다루는 곳입니다. 재판 감독을 합니다. 막강한 공권력이 작용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부당하고, 부패하고, 폭력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음이 드러났으니, 한국여성의전화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들고 일어나야할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의 중앙행정기관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아무렇지도 않은 채 유지되고 있었는지 용감한 여성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그런 곳에서 범죄수사가 어찌, 경찰관리는 어떻게, 법령의 적용은 과연, 재판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많은 이들이 의심해 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황과 증거가 나타났습니다.

 

 

숱하게 재판을, 수사 자체를 의심해 왔었으니, 이 일로 국민이 하나 되어 검찰 내 범죄자 처벌, 검찰 개혁을 외쳐야 할 위중한 사안입니다.
폭력과 부패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었던 것은 가해자들이 누린 기득권 때문입니다. 적페청산은 범죄가 범죄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서로 봐주기로 침묵하는 이들이 그렇게 살아도 괜찮은 기득권을 뽑아버리는 데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공권력 적페청산의 골드타임일 수 있습니다.

 

 

왜 바로바로, 이런 말들로 대꾸를 하지 못하는지, 제 자신이 답답합니다. 지난해는 어쩌다보니 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이 되어서, 사무국장은 처음이라, 이러저런 말로 변명하고 얼버무리곤 했습니다. 어제의 기자회견을 준비한 단체들의 대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였습니다. 당차고 우렁찬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답답한 속이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김미순 천주교성폭력상담소장, 위은진 민변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그리고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페미당당의 활동가 여섯 분의 발언을 들으니 이 현장이 파고가 되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쫄지 않고 당당하게” 싸워 나가야 하는지 보였습니다.
특히 고미경 대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든든하고 힘차게 와닿았습니다. 앞으로 다 함께 싸우고 외쳐야 할 때에는 전체 회원들에게 소식통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기자 회견문을 옮겨봅니다.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용기 낸 검사를 지짛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

지난 2010년 10월 경,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로부터 여성 검사가 강제 추행을 당했다. 그후 당사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사무감사 지적, 검찰 총장 경고와 인사발령을 받는 등의 업무상 불이익을 받아왔다. 그리고 2018년

1월 29일, 검사는 검찰내 성폭력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였고, 그로 인해 검찰 내의 조직보위와 은폐, 더 나아가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대한 각종 불 리가 조치가 세상에 드러났다.

강체추행 피해를 겪은 후 검사는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종 불이익을 경험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책감과 괴로움이 더해졌고,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으면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성폭력 피해자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해검사의 용기를 이 사회가 어떻게 들을 것인지 질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검찰 내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성찰과 구체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2017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성폭력 수사 재판 시민감시단의 디딤돌, 걸림돌 선정에서 총 10개의 걸림돌 중 6개가 검찰이었다. 이는 그간 검찰에서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하여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수사와 재판을 진행하였는지를 보여준다. 검찰은 검찰내 성평등 감수성을 향상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평등 교육과 내부 성폭력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종합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검찰내의 성폭력 예방 분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폭력에 대한 왜곡없는 판단과 예방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둘째,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한다.
2018년 1월 29일 법무부에서는 피해 검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에 대하여 ‘8년 전 사건이라 경위 파악이 어렵다’, ‘서류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는 ‘8년 전 사건’에 대한 경위 파악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될 수 있는지 그만큼의 치밀하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진행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비난여론이 일자 법무부는 30일 철저한 조사로 엄정한 처리를 하겠다고 밝히고, 31일 조사팀을 꾸렸다. 그러나 우리는 검사들로만 이루어진 조사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며, 공정한 조사를 위하여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고위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립하여, 성역없는 공정한 수사절차가 마련되기를 촉구한다.

 

셋째, 검찰 내 성폭력 2차 피해를 방지하라.
지난 2017년 12월, 르노삼성자동차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과 이를 문제제기한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 조치에 대하여, “성희롱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막고자하는 기업의 의도를 드러내는 정황이 있다면 불리한 조치로 인정해야한다”고 대법원은 판결했다. 이것은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는 직장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역고소, 보복조치, 불이익, 직장내 따돌림의 고나행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2차 피해에 대한 선언적인 경고이다. 법무부의 응답대로 ‘서류상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촘촘하게 만들어져온 성폭력에 대한 통념, 피해자 유발론,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사회적 편견을 비롯한 더 큰 배제의 시선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지난 30여 년 간 한국사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가 끊임없이 있어왔고, 그로 인해 법과 제도, 인식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여전히 참거나, 감추거나, 떠나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고도 조직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신뢰가 전제된 사회라야 진정한 성찰과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피해검사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범무 검찰개혁 위원회 등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기대 속에서, 말할 용기를 내었을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공론화를 시작하는 순간은 개인적, 제도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최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누군가 함께 해줄 것이라는, 그 사회와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를 대신해 용기를 내어 준 피해검사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지지를 표하며, 이제라도 우리사회의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하도록 검찰의 행보를 철저히 감시하고, 피해검사와 함께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요구한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진상을 밝혀라!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속하게 설치하고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성역없이 수사하라!
-검찰은 성폴력에방교육, 직장내성폭력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검찰은 성폭력수사에 대한 직무상 역량을 강화하는 성평등 교육을 전면 실시하라!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멈추고, 2차적 불이익 조치를 예방하라!

 

2018.2.1.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 모두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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